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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스트레스해소법6편: 남편 고민 들어주기

by 견지맘 2024. 7. 17.

견지맘  
@Sarah_Kim73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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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견지맘입니다.

이번 문장에서는 부부사이에 서로 고민을 들어주는것이 어떤 작용이 있는지에 대해서 공유드려보고 싶습니다.

대략 반년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주말에 아이랑 남편과 함께 산책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근데 산책길 가기전에 모래장이 있는 관계로 혹시 아이가 모래놀이를 원할지도 모를것 같다는 생각에서 아이의 모래놀이도구를 가졌습니다. 근데 좀 애매한 점은 제가 아이의 모래놀이도구를 사용한적이 없는 깨끗한 종량제봉투에 넣어놓았다는것입니다.

그와 함께 제가 다른 손에는 집에 있던 일반쓰레기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일반쓰레기가 종량제붕투에 꽉 차서 새로 봉투를 교체해야 했기때문입니다.

저의 두손에 모두 짐이 있는걸 보고 남편이 하나를 넘겨달라기에 저는 아이의 모래놀이도구가 담긴 종량제봉투를 남편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밖에 나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산책길을 걸으면서 남편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기분이 아주 홀가분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남편의 손에 아무것도 쥐어있지 않는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모래놀이도구는 어딧냐고 물었습니다.

남편이 저의 말을 듣고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그걸 아까 쓰레기 버릴때에 같이 버렸다는것입니다.

그 말에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종량제봉투가 투명하기때문에 아이의 모래놀이도구가 다 보이는 상황이였고 또 그 종량제봉투에 모래도구가 있다는 사실을 남편이 이미 전에 알고 있었기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모래도구가 담긴 종량제봉투를 쓰레기통에 버렸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저의 이런 의문을 남편에게 말하자 남편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아이가 사용하는 물건을 종량제봉투에 넣어놓은 저의 잘못이라고, 종량제봉투에 넣어놓고 그걸 쓰레기랑 어떻게 구분하냐면서 모든 잘못을 저에게 떠넘기는것이었습니다.

저는 무지막지하게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상황에서 계속해서 따져내려가봐야 기나긴 다툼으로 이어질것 같았고, 또 저랑 남편이 소리가 높아지는 동안 저희를 쳐다보고 있던 아이의 모습도 보이고 하니까 화가 났지만 일단 여기서 먼저 잠시 멈추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그얘기 그만하자 했습니다. 남편도 동의했습니다.

그날 저녁 11시정도에 아이가 잠들 때까지 저랑 남편은 말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잠들자 저는 남편한테 조용히 말을 건넸습니다.

“여보, 우리 얘기 좀 해.”

남편을 마주하고 눈을 마주보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것은 얘기를 금방 시작했을 때는 화가 많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집에서 일어난 얘기를 하듯이 너무나 느낌이 담담했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에게 아이의 모래놀이도구를 사용한적이 없는 종량제봉투에 넣게 된것이 이유가 있다고, 낮에 남편이 그렇게 저에게 말했던것이 너무 속상하고 억울하다고 얘기를 하는 순간에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묵묵히 저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제가 하는 말을 다 듣고나서 저에게 미안하다는것이었습니다.

그러고나서 남편이 하는 말이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데 그런 스트레스를 저랑 아이한테 주지 않으려고 회사에서 있었던 힘들었던 일들을 감추고 있었다네요. 힘들었던 일을 많이, 오래동안 혼자서만감당하고 있다보니 너무 힘들었대요. 그렇게 힘들던 와중에 모래놀이도구사건이 터지자 똑마치 극한까지 부풀어오른 풍선에 바늘끝이 닿은것처럼 그냥 “펑” 하고 터져버린겁니다.

듣고나니까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앞으로 힘든 일이 있다면 얘기해라고 말했습니다.

그후로부터 남편이 매일매일 회사에서 힘들었던 일을 간략하게 저에게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들으면서 특별한 평가는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가끔씩 “진짜 너무 심하네” “당신 많이힘들었겠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약 더 있다면 남편의 정서가 좀 너무 격하다싶으면 남편이 힘들어하는 그 상대방을 어느정도 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간이 좀 길어지니까 남편이 기분이 차차 풀리기 시작하고 얼굴에도 웃음이 좀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시간이 좀더 지나니까 저의 기분은 어떤지 관심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낮에 힘들었던 일도 들어주고 가사일도 분담하기 시작하는것이었습니다.

그런 남편을 바라보면서 저는 많이 고마웠습니다. 저의 기분을 챙겨줘서가 아니라 그냥 단지 제가 얘기를 들어주는것만으로 꿋꿋이 일어설수 있어서요.

사실 생각해보면 도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아내가 바가지를 왜 긁을가요 ?

남편이 왜 직장에서 집에 돌아오면 만사 귀찮기만 하고 화가 날가요 ?

힘들기때문입니다.

힘들면 어떻게 해야 할가요 ?

쉬고 싶습니다.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슬픈것은 많은 때에 저희들은 이런 속마음을 화를 내고 원망하는 모습으로 나타냅니다. 이런 모습으로 하는 모든 행동, 한마디 또 한마디의 말마디가 상대방에게는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짐으로 되어버립니다. 마침내는 부부의 어느 일방이 더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서 무너져버리면 남아있는 상대방도 더이상 의지할곳을 잃게 됩니다.

사람 인(人)자를 볼적마다 느낌이 복잡합니다. 어쩌면 사람 인(人)자에 부부가 살아가는 가장 원초적인 도리가 숨어있지 않을가요 ?

두 사람이 서로 비스듬히 기대어 의지하는 모습.

저희 모든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완벽하지 않게 태어납니다. 살아가면서 자기의 반쪽을 찾아서야 비로소 자신이 부족했던 점들을 하나둘씩 개선해나가면서 둘이 함께 좋아지는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가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이런 행복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가요 ?

간단합니다.

위로를 해줄 준비가 되어있고 위로를 해달라고 적당한 방식으로 요청할줄 알면 됩니다.

남편의 경우에 집에 돌아와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어떤 티끌만한 상황에 확 폭발해버리기보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에 아내에게 “여보, 나 오늘 마음이 너무 힘드니까 좀 위로해주라.” 라고 하시면 어떨가요 ?

아내의 경우에 진종일 일하고 돌아온 남편을 보자마자 오늘 하루 애보고 장보고 가사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푸념부터 하고 바가지부터 긁기보다는 남편에게 “오늘 많이 힘들었지 ? 나도 많이 힘들었어. 저녁에 밥먹으면서 우리 서로 오늘 힘들었던 얘기 해볼가 ?” 라고 하시면 어떨가요 ?

제가 <타조의 눈물> 에서 이런 말씀을 드린적이 있습니다.

“힘겹고 지친 모습은 보일수 있는 곳이 한곳밖에 없습니다. 그곳이 바로 집입니다. 마치 타조가 오직 모래속에 머리를 박을 때만이 눈물을 보이고 힘겨운 모습을 보일수 있는처럼요.”

집은 어떤곳일가요 ?

이미 충분히 힘겨워진 마음에 무거운 짐을 더 싣는 곳일가요 ?

아니면 <타조의 눈물>에서와 같이 타조가 모래속에서만 눈물을 보이는것처럼 우리가 집에서 눈물을 보일때 서로가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는 곳일가요 ?

이상 <스트레스해소법6편: 남편 고민 들어주기>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

***

혹시 다른 내용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제가 문장시작에 남겨놓은 저의 트위터에 메세지를 남기거나 티스토리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주시면 저의 능력이 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문장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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