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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소감

전동휠체어사고1편:엄마가 미안해

by 견지맘 2024. 8. 13.

견지맘  
@Sarah_Kim73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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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견지맘입니다.

오늘은 정말 힘드네요. 바로 며칠전 대략 저녁5시정도에 아이가 모 대형마트 출구 바로 앞에서 어떤 어르신이 운전하는 전동휠체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아이가 대형마트 문앞에 놓인 돌기둥들사이에서 차례로 하나씩 옮겨앉으면서 놀이를 하기에 아이가 한 돌기둥에 잠깐 머무른 틈을 타서 아이를 안아다가 이젠 마트에 찬거리 사러 들어가려고 아이한테로 다가가서 팔을 내밀었습니다. 저의 손끝이 불과 아이랑 1cm도 안되는 거리까지 닿았을때 갑자기 나타난 전동휠체어가 아이가 머물러있던 돌기둥을 충돌하고 아이는 그 갑작스런 충격때문에 돌기둥에서 땅에 떨어지고 전동휠체어는 멈추지않고 계속 돌진해서 아이얼굴을 깔고 어깨를 깔고 가슴을 깔고 다리를 깔고 지나갔습니다…

지금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나고 소리를 지르고 싶네요….

그때 당시 저의 눈앞에 벌어진 이상황에 저는 자지러지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동시에 아이의 비명소리도 들렸습니다…

저의 눈으로 정확히 전동휠체어가 돌진해와서 돌기둥을 밀고 아이가 땅에 떨어지고 전동휠체어가 아이 몸을 깔아버리는 그 과정 전체를 그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목격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전동휠체어뒷바퀴가 한참을 아이 몸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이아빠가 저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전동휠체어를 들어올려서 아이를 구출했습니다.

아이가 구출되고나서 저는 제정신이 좀 돌아온거 같았습니다. 그 순간에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가슴이 찢어질것 같았습니다.

제가 놀랐고 어쨌고 일단 다 집어치우고 아이부터 돌봐야 했습니다. 아이가 저의 품에서 안정을 취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급하게 떨리는 손으로 112에 신고해서 경찰이랑 구급차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러고나서 아이를 품에 안고 땅에 앉았습니다.

이상하게 눈물은 하나도 나지않고 아이를 품에 안고 계속해서 한마디만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머릿속에 온통 죄책감으로 도배되었습니다. 3초만 더 빨리 다가갔어도 아이가 사고는 면할수 있었을텐데… 많이도 말고 3초만…

그렇게 한참을 지나서 아이가 안정되니까 제가 소리질렀습니다.

“마트책임자 나와! 마트책임자 나와! 마트책임자 나와!”

고객의 인신안전도 책임질수 없는 이런 마트는 이번 사고에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한쪽에서 강건너 불보듯 아무 감각도 없어보이는 가해자는 경찰이 조치가 있을거구요.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나와서 이것저것 적긴 하는데 이거 마트에 안전보장이 너무 없는거 아니냐는 물음에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더라고요.

좀 지나서 경찰차가 도착하고 사건의 경과를 제가 간단히 얘기드리고 조금 지나서 구급차가 도착하자 저는 아이와 함께 119구조대 구급차에 탑승해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구급차에 올라서 아이가 저를 바라보면서 “엄마”를 몇번 부르더니 눈을 감았습니다.

저는 가슴이 철렁하는것 같았습니다. 구조대원에게 다그쳐서 물었습니다. 아이가 이 시간에 자는 시간이 아닌데 지금 눈을 감아버리는게 뭔가 이상한것 아니냐고. 구조대원은 아이가 놀랐다가 긴장이 풀리면 잠들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마음을 놓고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는 내내 아이의 체온을 보고 혈압을 보고 심박수를 보았습니다.

가운데 세번인가 혈압이 이상한 수위를 보였습니다. 아이는 깨어나지 않고.

갑자기 그순간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것이 아이의 마지막 모습이 될가봐, 어쩌면 이렇게 병원에 아이를 들여보내면 영원히 다시 살아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지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무서웠습니다. 한눈이라도 아이를 더 보고싶었고 한순간이라도 아이손을 더 잡고싶었습니다. 너무 무서웠습니다.

드디어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보려면 보호자 싸인이 필요한데 그 순간에 싸인하는 그만한 시간을 아이랑 떨어지는것도 너무 싫었습니다. 돌아서면 아이를 못볼가봐서요.

급하게 싸인을 하고 아이곁에 돌아와서 보니까 구조대원들과 병원 간호사선생님들이 아이를 밀고 응급실로 이동하면서 덩커덩 하는 움직임이 느껴지자 아이가 번뜩 눈을 뜨는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무서움이 좀 덜해졌습니다.

여러가지 검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이의 증상에 기초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기때문에 아이는 마취도 진통제도 없이 전동휠체어에 깔렸다 나온 아픈 몸 그대로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아이가 언어발달지연에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때문에 병원에 들어온 연고로 보호자인 제가 검사실에 같이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아이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서요.

검사가 진행되는 과정 내내 아이는 제가 의사선생님의 지시를 전달해주는대로 너무 협조를 잘 했습니다. CT할때는 심지어 누운대로 소변실수까지 하면서도 검사를 아주 잘 마쳤습니다. 하지만 눈에는 항상 눈물이 글썽글썽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았습니다.

눈물이 글썽하다는것은 몸이 너무 아프단 얘기고 협조를 너무 잘하는건 엄마가 말해주는 지시니까 협조를 잘해주는거죠. 아이가 협조를 잘하면 잘 할수록 저는 마음이 더 아프기만 했습니다. 그 시각에 아이가 몸이 너무 아픈걸 너무나 잘 아는데 아이가 좀 편해질수 있도록 도움이나 위로도 주지 못하는 대신에 오히려 아이가 아픈 와중에도 검사를 위해서 이런저런 자세를 유지하도록 강요해야만 했기때문입니다. 가슴이 미칠듯이 아팠습니다…

대략 여섯시간정도 응급실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마치고 의사선생님이 결과를 저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일단 아이의 상황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골절이 없고 장기파열이 없는거로 판명이 났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집에 돌아가서 진일보로 살펴보고 후유증이 있는지 여부를 관찰하는것이었습니다.

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마침 이때 아이아빠가 경찰서에서 절차를 다 마치고 병원에 마중을 왔습니다. 아이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습니다. 그 순간, 아무도 없고 조용하기만 한 복도에 저 혼자만 남겨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이곳이 어딘지도 다 잊은채 한참동안을 목놓아 울었습니다…

(다음 문장에 계속)

***

혹시 다른 내용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제가 문장시작에 남겨놓은 저의 트위터에 메세지를 남기거나 티스토리블로그에 댓글을 남겨주시면 저의 능력이 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문장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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