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지맘
@Sarah_Kim73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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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휠체어사고1편:엄마가 미안해>에 이어서 계속
복도에서 그렇게 목놓아 울고나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거울을 비추어보았습니다. 눈이 한참 부어있었습니다. 찬물로 얼굴을 맛사지해보았는데 별로 소용없었습니다. 다행히 밖은 이미 깜깜한 밤이라 아이가 퉁퉁 부은 엄마눈을 발견하지 못하기를 바랐습니다.
병원밖에 나오니까 아이는 아빠와 함께 저만치 걸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멀리서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왠지 모르게 자꾸 눈물이 흘러나오고 했습니다.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의 거리가 짧아질수록 이런 감정을 감추어야만 했습니다. 이미 아픈 몸으로 마취도 진통제도 없이 여섯시간을 버텨온 아이기에, 전동휠체어가 자기몸위로 깔고 지나가는 극도의 공포의 순간을 겪은 아이이기에, 이순간 아이한테 안정된 엄마의 모습이 얼마나 중요한걸 알기에… 몇번이고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도 버리고 삼키기도 하고 하늘도 억지로 바라보고 하면서 겨우겨우 더이상 눈물이 안보이는 상태를 만들어서 아이앞에 다가갔습니다.
응급실에서 나올 임박에서야 투여된 진통제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아이가 기분이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평소에 산책을 좋아하던 아이라 남편이랑 함께 아이손을 잡고 잠깐 산책을 했습니다.
분명히 아이는 웃고 있는데, 저의 얼굴도 웃고 있는데, 가슴이 찢어질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얼굴에 보이는 전동휠체어바퀴에 깔린 상처…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하지만 가까스로 웃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어야만 했습니다. 아이가 저를 너무 사랑하기에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까지 아파할가봐서 걱정돼서요.
전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서 아이가 라면을 먹겠다기에 라면을 챙겨주었습니다. 라면을 반쯤 먹다가 안먹고 다운되는 모습을 보이는것이었습니다. 관찰해보니 아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한참을 지나서 아이가 아주 낮은 소리로 “아파” 하고 한마디 했습니다. 진통제의 약효가 떨어진 모양입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몹쓸놈의 전동휠체어에 깔린것이 엄마인 제가 아닌것이 한스러웠습니다. 대신 아프고 싶었습니다. 엄마로서 이렇게 보고 있는것이 직접 아픈것보다 몇천만배 아니 그 이상으로 아픈것 같습니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오려 하자 급하게 아이를 피해서 옆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울어버렸습니다. 입속에는 한마디만 되뇌었습니다.
“너무 아파… 너무 아파…”
정말로 너무 아픕니다.
너무 아파… 너무 아파…
저의 입으로 흘러나오는 이 말…
제가 하는 말인지 아이가 하는 말인지 구분이 안됐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랜 시간동안, 많은 때에 제가 언어발달지연인 저의 아이의 입이었기때문에 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지만 누구의 말인지 구분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날, 저도 아이도 너무 아팠습니다…
아이의 출산을 기다릴때는 22시간의 진통을 참으면서도 많이 설레었지만 그날은 눈앞에서 견뎌내고 있는 아픔을 빼고 남는것은 더 심한 아픔이었습니다.
아이의 몸에 상처를 내는것만큼 엄마에게 가혹한 고문은 없을것 같습니다.
이 가혹한 고문이 언제까지 가야 할지, 답을 얻을 곳도 없고 또 답을 줄수 있는 사람도 없는것 같습니다.
너무 아파… 너무 아파…
(다음 문장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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